◉ 류시화 관련 논문 및 학술지 자료 목록
류시화 시인과 관련된 논문과 학술지(학술잡지) 자료 중 활동 초기 시점인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의 자료 일부를 게재합니다. 즉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 아니며, 오래된 자료 일부를 일종의 아카이브(보관) 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일부 자료는 국회도서관 또는 협약도서관 등에서 열람 가능합니다.
데이타베이스명 | 논문명 | 저자명 | 발행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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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학위논문 | 한국현대시에 대한 독자반응연구 : 통계적 방법에 의한 독서실태를 중심으로 | 김재윤 | 명지대 대학원, 200102 (학위논문(석사) : 국어국문학) |
석박사학위논문 | 베스트셀러 변화의 추이와 맥락에 관한 연구 : 한국의 최근 10년간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 | 조도현 |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200002 (학위논문(석사) : 출판잡지) |
국내학술잡지 | 의사 종교성과 사랑의 시학 : 류시화의 독서사회학 | 유성호 | 문학수첩 (2007 가을) |
국내학술잡지 |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 한미화 | 문화예술 (2005. 10) |
국내학술잡지 | [류시화 시인을 찾아서] 그것은 내가 아니고 나는 시인일 뿐이죠. - 자기 안에 파닥이는 새를 꺼내려는 시인 류시화 | 한명희 | 시와시학 2004년 봄호 (2004.03) |
국내학술잡지 | [류시화 시인론] 존재, 영혼, 시의 깊이 | 이숭원 | 시와시학 2004년 봄호 (2004.03) |
국내학술잡지 | [내가 만날 류시화] 나그네는 나무를 좋아한다 | 이문재 | 시와시학 2004년 봄호 (2004.03) |
국내학술잡지 | 시와 시집 비평 (중 1. 류시화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서범석 | 독서문화연구 2권 (2002) |
국내학술잡지 | 세속과 탈속의 대중지향성 : 최영미, 정호승, 류시화의 시를 중심으로 | 하상일 | 오늘의문예비평 37 (2000.6) pp.211-236 |
국내학술잡지 | 80·90년대의 대중시 읽기 | 이경철 | 동국대 한국문학연구 20 (1998.3) pp.83-104 |
국내학술잡지 | 죽비소리 : ... /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著 / ... <書評> | 김화영 外評 | 현대문학 512 (1997.8) pp.354-364 |
국내학술잡지 | 병자의 시 : ...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著 <書評> | 김영승 評 | 현대시세계 13 (1991.12) pp.204-214 |
◉ 자료 인용(일부)
▣ 국내학술잡지 : 80·90년대의 대중시 읽기 (이경철) - 동국대 한국문학연구 20 (1998.3) (pp.83-104)
I. 머리말
II. 아내와 사회에 대한 변함 없는 사랑 - [접시꽃 당신]
III. 방황하는 젊음의 언어 보여주기 - [홀로서기]
IV. 감상적.명상적 세계의 길동무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V. 실패한 혁명과 사랑의 추억 - [서른, 잔치는 끝났다]
VI. 맺는 말
I. 머리말
1980년대 들어 우리 시간은 민중시와 순수시로 정확히 양분돼 나가고 있었다. 민중시는 진보주의적 역사관과 이념으로 무장, 사회적 참여와 실천을 요구하며 나아갔고 순수시는 사회와 절연돼가며 시를 위한 시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그리고 두 진영간의 소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사회.진보를 위한 시와 시를 위한 시의 양분화 현상 속에서 1980년대 중반부터 익명.무명 시인들의 감상적 시집들이 많이 팔려나가며, 대형서점 시부문 베스트셀러 코너를 독차지하기 시작했다. 시단의 양극화 현상에 압살당한 인간의 자연스런 감정의 발로가 대중소비시대에 이르러 하나의 대중소비상품으로 팔려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잘 팔리는 소위 대중시들의 범람에 대해 민중.순수 양 시단은 처음에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자신들의 본격 시집들은 거의 읽히지 않고 감상적 대중시들만이 팔려나가고 있는 시 독서시장을 망연자실 쳐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90년대 들어 민중시가 급격한 퇴조를 보이고 감상시를 너머 익명의 낙서 같은 시집들이 독서시장을 계속 석권하자, 대중시에 대한 문단의 검토가 문예지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대중시에 대한 검토도 대중 소비시대에서의 대중문화나 독자에게 끼치는 영향 차원에서 이루어지며 대중시의 폐해만을 공격했지 그 내용과 형식에 대한 분석은 거의 없었다. 때문에 본고에서는 80.90년대 가장 많이 읽힌 시집들의 내용과 형식을 가능한 중립적 시각에서 꼼꼼하게 읽어 보려 한다. 그럼으로써 시대성.화제성이나 베스트셀러 유통구조나 독자의 영향 등 텍스트 외적인 것을 떠나 대중시 그 자체의 어떤 요소들이 대중 독자를 흡인해 들였는지 살피기 위해서이다.
분석 대상은 등단 시인의 시집으로 80.90년대 출간돼 순차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 서정윤의 [홀로서기], 류시화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이다.
II. 아내에 대한 변함 없는 사랑 - [접시꽃 당신] (생략)
III. 방황하는 젊음의 언어 보여주기 - [홀로서기] (생략)
IV. 감상적.명상적 세계의 길동무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게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전문.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된 후 3년간 시운동 동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안재찬이 이후 인도·미국 등지의 명상센터에서 구도 행각을 벌이며 명상서적을 번역해오다 류시화라는 필명으로 낸 시집이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이다. 1991년 출간된 이 시집은 7년여 동안 줄곧 베스트셀러 수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위의 표제시에는 깨달음·명상적 분위기가 드러나고 있다.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일단 부정의 어법이 사용된다. 첫 연에서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깨달음을 위해 물과 하늘이 나온다. 물 속에도 물만 있는 게 아니고 하늘에도 하늘만 있는 게 아니니 내 안에도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당연한 귀결에 이르게 한 것이다.
둘째 연 첫행 '내 안에 있는 이'를 끌어내기 위해 물과 하늘이 동원된 것이다. 그리고 물과 하늘의 이미지의 도움으로 '내 안에 있는 이'는 특정한 대상이 아니라 범신론적.우주적 존재로 확산된다.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을 흘러서'에 와서 그 이는 물과 하늘의 이미지와 동일시되기까지 한다. 나를 흔들고,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그이는 이상·구도·사랑의 대상 등 시적 화자가 바라는 그 모든 것으로 확산시켜 나간 것이다. 그러나 그이는 시의 마지막 부분에 와서 그리움의 대상으로서 '그대'로 바뀐다. 그러면서 우주적·범신론적으로 확산되던 그이가 바로 옆에 있는 사랑의 대상으로서의 '그대'로 수축된다.
'그이'에서 '그대'로의 수축이 이 시를 다시 연애시로 돌려놓고 있는 것이다. 첫 연에서 '아니다'라는 단정형 종결어미로 깨달음을 전하려는 논리적 어조는 둘째 연에서는 '이여'라는 호격 종결로 바뀌며 연애시로서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며 그리움의 본질을 드러내고 있다. 첫 연에서의 세 번의 단순부정이 이 마지막 구절에 와서 논리적 저항없이 부드럽게 역설로 발전되며 그리움의 간절함을 더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 시가 첫 연에서의 '아니다', 둘째 연에서 '이여'의 3회 반복은 이 시가 운율을 위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잘 나타낸다. '그대가 그립다'에서의 '그' 음의 반복에 의해 입소리의 운율뿐 아니라 눈에도 그 운율의 흐름을 그대로 잡게 하고 있다. 물론 그리움도 그 운율의 흐름에 따라 배가된다. '그'라는 음향의 반복이 그대로 '그대'와 '그리움'의 의미층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너의 눈에 나의 눈을 묻고
너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묻고
너의 얼굴에 나의 얼굴을 묻고
말하렴, 오랫동안 망설여왔던 말을
말하렴, 네 숨 속에 숨은 진실을
말하렴, 침묵의 언어로 말하렴
- [여섯줄의 시] 전문
3행씩 두 연으로 구성된 이 시에서는 운율이 시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 첫 연에서는 '너의 --에 나의 --을 묻고'로 일관되고 있다. 그리고 둘째연에서는 '말하렴,'이 세 행 모두의 앞에 오려 놓아, 그대로 노래가 될 수 있을 만큼 운율 효과에 시의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시의 내용은 유행가 가사의 상추적 차원에서 멈추고 잇기 때문이다. 또 '너의 --묻고', '말하렴, --을'이라는 행의 수미가 일관되게 반복되는 것은 시각적으로도 리듬 효과를 주고 있다.
신비의 서를 나는 읽었네
글자 없이 종이 없이 씌어진
그 책을 나는 읽었다
저 티벳 성자들의 낯선 세계 속으로
나는 가보았다
흰구름의 길을 헤치고
밀라레빠와 대머리 독수리들의 대화 속으로
그리고 절대의 음악을 나는 들었다
연주하는 이도 엇이 악기도 없이 울려퍼지는
신비 시인 까비르의 시에 나는 취했다
나는 술을 마실줄 모르지만
그가 주는 술은 마실 수 있다
술잔도 없이 건네지는 그 술을
입 대지도 않고 나는 마신다
이 술취한 자의 말을 들으라
삶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다만 덧없는 시간의 화살 속에서
그 화살 쏘는 자를 나는 본다
- [비밀] 전문
'티벳 성자의 낯선 세계'의 분위기는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압도하고 있다. 그 낯선 세계에서 시적 화자는 '신비의 서'를 읽었고 '절대의 음악'을 들었다. 그 책은 글자도 종이도 없이 씌어진 것이고, 그 음악은 연주하는 이도 악기도 없이 울려퍼지는 것이다. 즉 우리의 기존 관념으로서의 책과 음악을 부정하며 초월하는 것이다. 이 부정과 초월의 세계에서 역시 부정과 초월의 술을 마셨다. 그 술마신 행위는 까비르가 건네줬다며 구체화된다.
책과 명상과 초월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경험한 시인은 '이 술취한 자의 말을 들으라'며 깨달은 자의 목소리를 낸다. 기존의 관념을 부정에 의해 깨뜨리고 예언자적 목소리의 자세만을 취하고 있다. 그 깨들음의 내용으로 볼 수 있는 마지막 세 행에서 무슨 별다른 의미를 추적할 수 없기 때문에 내용 없는 자세만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곳에서 예언자적 시를 노래하리라/구름들이 몰고 오는 시간 저편의 것을 보리라"라고 또 다른 시 [까마귀에게 바침]에서 노래하고 있듯 시적 화자는 예언자적 자세를 취하며 그 분위기만을 한껏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해서 깨달음을 향한 명상의 구체적 분위기 조성만 있고 때달은 내용은 없거나 추상화되어 있어 이 시집을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로 몰고간다.
너는 어느 별에서 왔길래 그토록
어려운 단어들을 가방 속에 넣고 있니?
머리가 아프겠구나
머리를 식힐겸
우리 그 별의 이야기를 동무삼아
더 나아갈 수 없는 곳에 이를 때까지
이 저녁 안개 속을
한번 헤쳐가 볼까?
죽음 너머의 세계를 너는 보았니?
아니다, 너에게는 너만의 세계가 있는 것이겠지
너 또한 시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 있겠지
버림받은 어린 시절, 그 상처 같은 것
슬픔 또는 허무 같은 것
안녕! 잘자라, 아가야
- [시를 평론한다는 사람들에게] 전문
시의 제목만으로 보아서 이 시는 평론가들을 향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이 시는 대화체로서 직접 이 시의 독자들을 향해 나가고 있다. '어려운 단어들을 가방 속에 넣고' 있는 자는 논리로 무장된 평론가보다는 문면 그대로 입시생 정도의 독자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독자들에게 시적 화자는 '별의 이야기'를 동무 삼아 '저녁 안개 속'을 헤쳐 '죽음 너머의 세계'까지 가보자고 청한다. 바로 이 길을 이 시집은 지향하고 있다. 동무 삼아 가는 별 이야기는 아름답고 평범한 시어들로 나온다. 안개 속 같은 명상적·신비적 분위기도 한껏 피워올리고 있다. 그러나 죽음 너머의 세계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 세계를 형한 시구만이 운율과 친절한, 혹은 깨우친 자의 어조에 힘입어 독자와 직접 교류하고 있을 뿐이다. '상처', '슬픔', '허무' 같은 어린 시절 세상에 처음 눈뜰 때 찾아든 감상적 세계의 동무 역할을 해내고 있는 시집이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이다.
V. 실패한 혁명과 사랑의 추억 - [서른, 잔치는 끝났다] (생략)
VI. 맺는 말
이상과 같이 80·90년대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네 시인의 시집을 살펴보았다. 출간 후 한때 베스트셀러 수위를 기록했던 이 시집들은 모두 지금도 서점에 진열돼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다. 같은 기간에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익명의 시집은 제외했다. 독자들의 기호에만 철저하게 부응해 출판사가 직접, 혹은 주문에 의해 생산한 상품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은 사별한 아내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그 사랑에 실어 사회와 역사에 대한 진보적 믿음도 전하고 있다. 접시꽃·봉숭아꽃·옥수수밭 등 우리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을 소재로 하여 전통적 운율과 어조, 그리고 시어 등을 사용, 사랑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정윤의 [홀로서기]는 방황하는 젊음의 내면의 언어를 아름답게 펼쳐보이고 있다. 그리고 어둠에서 빛을 향하는 시적 구조와 실존적으로 홀로 서는 인간적 줏대 내지 주체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류시화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드립다]는 명상적·신비적 분위기를 바탕에 깔고 있다. 자신도 역시 명상·구도의 길을 걸었다는 것을 시의 표면에 내세우며 예언자적 태도로 기성의 관념을 부정하며 깨달음과 초월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또 시가 노래에 가깝도록 운율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직설적이고 과감하게 자신과 세계를 둘러보고 있다. 특히 섹스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덧씌우며 이념의 시대와 대중소비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네 시집에서는 평범한 시어와 운율을 중시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널리 알려진 시들에서 시구는 물론 은유.상징 등의 기교와 시적 구조까지를 차용해 독자들이 편안하게 읽도록 하고 잇다. 때문에 시인의 독창적인 발상이나 시적 깊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독자들도 시를 읽음으로써 새로움을 얻을 수 없다.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고 해석케 하는 의미를 얻을 수 없다. 야우스 등 수용론자들이 주장하는 기존의 작품과 새로운 작품 사이의 거리인 '심미적 거리'가 대중시에는 없기 때문에 일상언어와 같이 즉응적으로 소통은 되나, 심미적 가치는 없다는 말이다.
※ 본 홈페이지 운영자의 논문평 :
이 논문에 대한 평을 하자면 세 가지 측면에서 그리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첫째 글쓴이가 머리말에서 밝힌 바대로 이 논문의 결론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먼저 글쓴이는 머리말에서 90년대 들어 문단(민중시, 순수시)에서 “대중시에 대한 검토가 대중 소비시대에서의 대중문화나 독자에게 끼치는 영향 차원에서 이루어지며 대중시의 폐해만을 공격”했다고 비판하면서 자신은 “80·90년대 가장 많이 읽힌 시집들의 내용과 형식을 중립적 시각에서 꼼꼼하게 읽어 보려 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실제 시 분석에 있어 그의 중립적 시각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비판을 위해 글쓰기를 시도한 듯 하다. 어떤 측면에서는 긍정하는 듯하면서도 비약적으로 부정적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차라리 “대중시의 문제점을 살펴보겠다”라고 했어야 옳다.
두번째는 류시화의 시에 대한 분석이 너무 단편적인 데에 있다. 글쓴이는 소위 사람들이 얘기하는 류시화의 모습에 사로잡힌 나머지, 작품을 작품 차원에서 분석하지 못하고 외적인 요소를 계속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고작 시(詩) 서너편으로 류시화를 분석하려는 그의 의도는 대담스럽기까지 하다.
셋째 글쓴이는 논문의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생각된다. 그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대중시는 결국 대중과 분리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연관지으려 하지 않고 “내용, 형식”에 얽매인 나머지 제대로 된 시읽기를 못하고 있다. 대중시는 적어도 순수시와는 달리 그 독자들과의 관련성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민중시가 90년대 들어 급격히 퇴조된 이유를 보라. 글쓰기는 대중과 결코 유리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그리고 하나더 덧붙이면, 글쓴이의 결론은 독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독자들도 시를 읽음으로써 새로움을 얻을 수 없다.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고 해석케 하는 의미를 얻을 수 없다”고? 그렇다면 류시화의 시를 읽은 수백만의 독자들은 바보들이란 말인가?
나는 류시화의 시가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 하더라도 깨우쳐 준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비록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이라하더라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무용지물이 아닌까?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사소한 것에서부터 다시 생각하게끔 돌이켜 볼 계기를 마련해 준 류시화의 시에 긍정적 평가를 내린다.
※ 사족(蛇足) :
민중시와 순수시, 대중시는 그 지향하는 바가 같을 수는 없고, 또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은 문학의 발전 측면에서 당연한 것인데, 적어도 대중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그들이 독자들로부터 배척당하는 위기감 때문인 듯 하다. 그들에게 바라건대, 대중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이전에 그들이 대중으로부터 배척당한 원인부터 먼저 분석해 보길 충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