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번역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 운영자 사견(私見) : 저는 신간(新刊)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저만의 안목으로 제가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선택하기 위해서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책 내용이 좋아서라기보다는 단지 베스트셀러라는 이유만으로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러한 것은 피하는 편입니다. 또한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추천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왜 이 책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즉 베스트셀러를 여기에서 소개하려 하는 것일까요? 그건 바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 제1쇄가 나온 날은 1996년 10월 20일인데요, 그리고 제가 구입한 날은 10월 28일이었고, 장소는 교보문고에서였습니다. 저는 그당시 군복중이었고, 잠시 외박을 나와있던 와중에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만 이 책에 깊이 매료되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의 경험담 이외에,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엮음, 류시화 옮김)가 베스트셀러로서 자리잡게 된 이유를 신문 기사를 통해 좀 더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는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기 전에 류씨가 읽었다. 그래서 저작권 계약을 아주 싼 값에 할 수 있었는데, 책의 내용도 영어를 전공한 사람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정도의 평이한 문장이었단다. 그 책을 류씨는 2년 동안 세 번 번역을 하고 난 뒤에 책으로 펴냈다. [문화일보 2001년 5월 9일]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온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돌려볼 만한 책을 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류시화씨가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를 내보지 않겠느냐고 물어왔을 때 주저할 것이 없었다. 이 책을 편집할 때는 번역 원고를 읽으며 감동의 여운이 끊길 것 같아 점심도 거르면서 읽고 또 읽었다. ‘5만부 정도는 팔리지 않을까’ 했다. 그러나 초판 5000부는 순식간에 매진됐고 2주 만에 2만 부가 나갔다. 책이 많이 팔린 것 이상으로 감동을 전해오는 독자들의 편지가 쇄도했다. 한 40대 아주머니가 자기 딸을 추행한 남학생을 용서해 달라며, 합의 조건으로 양서 10권을 읽고 독후감 제출을 제시했는데 거기에 이 책이 포함돼 있었다. 출판 일을 하면서 이보다 보람있는 일이 또 있을까.
이 책은 또 출판계에 감동을 주제로 한 작은 이야기 형식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을 가져 오기도 했다. ‘…가지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이 140종 이상 나왔으며 지금도 이같은 책들이 여러 출판사에서 기획되고 있다고 한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는 나에게 작은 이야기라도 감동과 휴머니즘만 있으면 성공한다는 자신감을 줬다. 덕택에 나는 월간지 ‘작은 이야기’를 창간할 용기를 냈다.(하략) - 고석(도서출판 이레 대표).
요즘 서점가를 둘러보면 ‘…가지 이야기’라는 형태의 책 제목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의 파급 효과는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01년 이후에는 “완결편”이라고 해서 새롭게 개선된 모습으로 내놓고 있습니다(이후의 변경 사항은 미확인).
◉ 내용 보기
"지금 당장" - 데니스 E.매너링 (54~57쪽)
만일 우리 인생이 단지 5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 모두는 공중전화 박스로 달려가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 것이다. 그리고는 더듬거리며 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다.
크리스토퍼 몰리
어른들을 가르치는 한 워크샵에서 나는 최근에 매우 '무례한' 일을 저질렀다. 어른들에게 숙제를 낸 것이다! 숙제 내용은 "다음 일주일 동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가서 사랑한다고 말하되, 반드시 전에 한 번도 그 말을 하지 않은 사람이거나 오랫동안 그런 적이 없는 사람에게 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뭐 어려운 일이냐고 하겠지만 그 그룹의 수강생들 모두가 35세가 넘었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사내'가 할 짓이 못 된다고 배운 세대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속마음을 드러내거나 눈물을 흘리는 일 따위는 결코 해서는 안 된다고 그들은 배웠다. 따라서 어떤 사람에게는 내가 낸 숙제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 다음 워크샵 시간이 되자 나는 수강생들에게 자신이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말해 보게 했다. 나는 평소처럼 여성이 먼저 손을 들 줄 알았다. 하지만 그날 저녁에 손을 든 사람은 남자였다. 그는 무척 감동받은 것처럼 보였고 약간 떨기까지 했다.
의자에서 일어난 그는 180센티미터가 넘는 큰 키였다. 그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데니스 선생, 지난 주에 당신이 이 숙제를 냈을 때 난 무척 화가 났었습니다. 난 그런 말을 해야 할 상대도 갖고 있지 않았을 뿐더러, 당신이 그런 개인적인 일을 숙제로 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내 양심이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더군요. 내가 누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만 하는가 내 스스로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양심이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섯 해 전에 나는 아버지와 어떤 문제로 심하게 다퉜고 그 이후로 감정을 그대로 안은 채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 때나 다른 불가피한 가족 모임을 제외하고는 서로 마주치기를 꺼려 했지요. 지난 주 화요일 당신의 워크샵에 참석하고 나서 차를 몰고 집에 도착할 무렵 나는 아버지에게로 가서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만 한다고 내 자신을 설득시켰습니다.
우스운 행동이긴 하겠지만, 일단 결정을 내리자 마음의 무거운 짐이 덜어지는 게 느껴지더군요. 집에 도착한 즉시 나는 집안으로 뛰어들어가 아내에게 내 계획을 말했습니다. 아내는 이미 잠자리에 든 후였지만 난 아내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내 이야기를 듣자 침대에 누워 있던 아내는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껴안는 것이었습니다. 아내는 결혼 후 처음으로 내가 눈물을 흘리는 걸 봤습니다. 우리는 밤 늦도록 커피를 마시며 얘길 나눴지요. 정말 멋진 밤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여느 때보다 일찍 밝은 기분으로 일어났습니다. 사실 너무 흥분해서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지요. 난 일찍 사무실로 가서 전에는 하루 종일 걸렸던 일들을 두 시간 만에 해치웠습니다.
오전 9시에 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버지가 전화를 받았을 때 난 간단히 이렇게만 말했습니다. '아버지, 오늘 저녁 퇴근길에 잠깐 들러도 될까요?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그러자 아버지는 기분이 언짢은 듯 '뭣 땜에 그러냐?' 하고 되물으시더군요. 오래 시간을 빼앗진 않을 거라고 안심시켜 드렸더니 아버지는 마지 못해 승락을 하셨습니다.
오후 5시 반에 난 아버지의 집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아버지가 문을 열러 나오시기를 기도하면서 말입니다. 만일 어머니가 나오시면 나 자신 금방 겁장이가 되어 어머니에게 대신 그 말을 하게 될까봐 겁이 났던 겁니다. 다행히 아버지가 문을 여셨습니다.
난 시간을 끌 필요도 없이 곧장 문 안으로 한 걸음 들어가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왔어요. 전 아버지를 누구보다도 사랑해요.'
그 순간 아버지의 내면에 큰 변화가 일어난 듯했어요. 내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는 얼굴이 부드러워지더니 주름살이 사라지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어요. 아버지는 두 팔을 뻗어 나를 껴안으면서 말씀하셨어요.
'나도 널 사랑한다. 얘야, 하지만 여태까진 그 말을 할 수가 없었어.'
난 너무도 감동되어 한 발자국도 움직이고 싶지 않았어요. 어머니가 눈물을 글썽이면서 다가오시더군요. 난 손을 들어 보이며 어머니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아버지와 난 잠시 동안 그렇게 껴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난 그곳을 떠났지요. 지금까지 오랫동안 난 그런 감동적인 순간들을 느끼지 못한 채로 살아왔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말하려고 하는 건 그게 아닙니다. 내가 방문한 이틀 뒤, 아버지께서 그만 심장마비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그동안 심장병을 심하게 앓으면서도 내게는 아무 말씀도 안하셨던 것입니다. 아버지는 아직도 의식불명인 상태이고, 과연 깨어나실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따라서 이 워크샵에 참석한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일은 미루지 말라는 겁니다. 만일 내가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지금까지 미루고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난 두번 다시 이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겁니다. 시간을 내서 지금 당장 하십시오. 여러분이 해야만 하는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