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소개] 눈물과 미소(A TEAR AND A SMILE)
칼릴 지브란의 『눈물과 미소(A TEAR AND A SMILE)』는 그가 청년 시절에 쓴 초기 작품들과, 파리에서 지내던 스물 다섯 살 무렵에 쓴 산문시들의 모음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낭만적인 젊은 시인들이 그러하듯이 스물 다섯 무렵의 지브란 역시 세상의 불의와 폭력에 대항하는 강인한 저항정신과 불멸과 무한의 세계에 가득 찬 하얀 영원의 광채에 대한 청순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음을 이 책은 보여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내용은 문예출판사의 『눈물과 미소(A TEAR AND A SMILE)』(김승희 옮김,1985)를 참조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제2판을 펴내기 이전에는 "『인간의 찬가(The Hymn of Man)』"라는 제명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를 확인(2001.10)하기 전까지는 이 홈페이지에서도 『인간의 찬가』라는 메뉴로 내용을 제공해 왔었습니다. 이후 2014년 3월에 양장본 형태로 개정판이 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영선 번역의 『사랑이 그대를 찾아오거든 가슴을 열어라』(책이있는마을, 2000)에도 수록된 바 있으나 이 책은 절판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김유경, 박지은 번역서도 있습니다만 저는 내용을 살펴보지는 못했습니다.
▣ [눈물과 미소] / 김승희 옮김 /문예출판사/ 제1판 1쇄 펴낸날 1985년10월15일, 제2판 제6쇄 2001년 7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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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1] 눈물과 미소
내 가슴의 슬픔을 저 많은 사람들의 기쁨과 바꾸지 않으리라. 그리고 내 몸의 구석구석에서 흐르는 슬픔이 웃음으로 바꿔지는 것이라면 나는 그런 눈물 또한 흘리지 않으리라. 나는 나의 인생이 눈물과 미소를 갖기를 바라네.
눈물은 내 가슴을 씻어 주고 인생의 비밀과 감추어진 것들을 이해하게 하네. 미소는 나를 내 종족의 아들들에게 가까이 이끌어 주며, 또한 신들에게 바치는 찬미의 상징이기도 하네.
눈물은 나를 저 부서진 가슴의 사람들에게 묶어 주고, 미소란 살아 있는 내 기쁨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네.
나는 지쳐서 절망적으로 사는 것보다는 열망과 동경 속에서 죽기를 더 바란다네.
나는 내 영혼 깊은 곳에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한 굶주림에 존재하기를 바라네. 왜냐하면 만족하고 있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비참한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보았으므로. 나는 열망과 동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숨쉬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음악보다도 더욱 달콤했다네.
저녁이 다가오면 꽃들은 자기의 그리움을 포옹하면서 자신의 꽃잎을 접어 잠든다. 아침이 다가오면 그녀는 입술을 열어 태양의 입맞춤과 만난다.
한 송이 꽃의 삶이란 그리움과 충족, 그리고 눈물과 미소.
바다의 물은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 함께 모여서 구름이 된다.
그리고 구름은 언덕들과 계곡들 위를 헤매어다니다가 부드러운 바람을 만나면 눈물을 흘리며 들판 위로 떨어져서 시냇물과 자기들의 고향인 바다로 돌아가는 강물과 합류한다.
구름의 생애란 작별과 만남, 그리고 눈물과 미소이지.
그렇듯이, 영혼은 더욱더 위대한 영혼으로부터 분리되어 나와 물질의 세계로 움직여 들어가며 슬픔의 산과 기쁨의 평원들 위를 구름처럼 떠돌아다니다가 죽음의 바람과 만나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사랑과 아름다움의 대양으로 --- 신에게로.
A Tear And A Smile
I would not exchange the sorrows of my heart for the joys of the multitude. And I would not have the tears that sadness makes to flow from my every part turn into laughter. I would that my life remain a tear and a smile.
A tear to purify my heart and give me understanding of life's secrets and hidden things. A smile to draw me nigh to the sons of my kind and to be a symbol of my glorification of the gods.
A tear to unite me with those of broken heart; a smile to be a sign of my joy in existence.
I would rather that I died in yearning and longing than that I live weary and despairing.
I want the hunger for love and beauty to be in the depths of my spirit, for I have seen those who are satisfied the most wretched of people. I have heard the sigh of those in yearning and longing, and it is sweeter than the sweetest melody.
With evening's coming the flower folds her petals and sleeps, embracing her longing. At morning's approach she opens her lips to meet the sun's kiss.
The life of a flower is longing and fulfillment. A tear and a smile.
The waters of the sea become vapor and rise and come together and are a cloud.
And the cloud floats above the hills and valleys until it meets the gentle breeze, then falls weeping to the fields and joins with brooks and rivers to return to the sea, its home.
The life of clouds is a parting and a meeting. A tear and a smile.
And so does the spirit become separated from the greater spirit to move in the world of matter and pass as a cloud over the mountain of sorrow and the plains of joy to meet the breeze of death and return whence it came.
To the ocean of Love and Beauty----to God.
[시2] 파도의 노래
나와 해변은 연인들입니다.
바람은 우리를 결합시키기도 하고 이별시키기도 합니다.
내 은빛 물거품과 해변의 금빛 모래를 화합시키기 위하여
나는 황혼 너머에서 왔습니다.
나는 나의 물기로 해변의 타오르는 가슴을 차갑게 식혀 줍니다.
새벽이 오면 나는 내 연인에게
정열의 율법을 읽어 주고
그는 나를 가슴에 끌어당깁니다.
저녁에 나는 그리움의 기도를 읊조리고
그는 나를 포옹합니다.
나는 불평이 많고 휴식을 모르지만
내 연인은 인내를 가지고 있습니다.
썰물 때가 오면 나는 내 사랑을 껴안고
물이 밀려오면 나는 그의 발치에 쓰러집니다.
바다의 딸들이 바닷속에서 나와
바위 위에 앉아
별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나는 바다의 딸들의 근처에서 얼마나 춤을 추었는지요!
그 아름다운 처녀들에게 그의 정열이 향하지 않도록
얼마나 신경을 썼던가요.
나는 한숨과 탄식으로 그를 거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바위들이 춥고 적막할 때는
나는 그들을 위안해 주기도 했고
그들이 미소짓지 않을 때면
나는 그들을 웃으면서 애무해 주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바닷속에서 건져
그들에게 생명을 가져다 주었던가요!
바닷속에서 얼마나 많은 진주들을 훔쳐
아름다움의 딸들에게 가져다 주었던가요!
모든 피조물들이 잠의 환영을 껴안고 있는
고요한 밤이면, 나는 홀로 깨어나,
노래 부르고 한숨짓기도 합니다.
아, 깨어 있음은 나를 파멸시키지만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며
또한 사랑의 진리는 깨어남은 것입니다.
나의 생애를 바라보세요.
내가 살아온 것처럼 그렇게 나는 죽을 것입니다.
[시3] 꽃의 노래
나는 자연이 말한 하나의 낱말.
그런 다음 그녀의 가슴속으로 회수되고
숨겨져 버린다.
금세 순간적으로 말해진다.
나는 푸른 하늘에서
푸른 양탄자 위로 떨어진 별.
나는 자연의 딸.
겨울에 옮겨져서
봄에 태어나고
여름에 자라나
가을엔 휴식하러 눕혀진다.
나는 연인들의 선물이며
혼례용 왕관.
죽은 자에게 바치는 산 자의 마지막 예물.
아침이 오면
나와 미풍은 함께
빛을 선포한다.
저녁이면 새와 나는 빛에게 작별의 말을 한다.
나는 평원들을 지배하며
그들을 치장해 준다.
나는 대기에게 나의 향기를 뿜어 준다.
내가 잠을 껴안으면
밤의 여러 가지 눈동자들은 오랫동안 나를 응시한다.
나는 낮의 하나의 눈동자를 찾기 위하여 깨어남을 찾는다.
나는 이슬의 황홀함을 마시고
지빠귀들의 노래를 듣는다.
풀잎이 외치는 음악에 맞춰 나는 춤춘다.
나의 영상을 바라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빛을 바라보기 위해 나는 항상 천상을 바라본다.
이것이 인간이 아직 배우지 못한 지혜이다.